진잠성당 홈페이지 방문을 환영합니다.
진잠성당 홈페이지 방문을 환영합니다.
 
 
 

    

 
 
 
 
 
   
   
   
   
   
> 참여마당 > 자유게시판
 

  영화 버스44 2014-05-13 06:11:46 
작성자 : 김영자(수산나)  조회 899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소개됐던 중국의 짧은 단편 영화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요즘 네티즌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

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를 모으는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11분짜리 중국 단

편영화 <버스 44(车四十四)>이다. 지난 2001년 제58회 베

니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호평을 얻기도 했다. 영화

의 줄거리는 이렇다.

중국의 어느 시골, 젊은 여자 버스 기사가 운전하는 44번 버스

가 한적한 도로를 달린다. 손에 가방을 든 한 남자가 멀리서

오는 버스를 향해 두 손 번쩍 흔들며 타더니 “이 버스를 타려

고 두 시간이나 기다렸다”며 호들갑을 떨지만 운전수는 무심

한 듯 어서 자리에 앉으라고 한다.

뒤이어 인상이 좋지 못한 수상한 두 남자가 버스에 올라탄다.

그들은 이내 칼을 든 강도로 돌변해 승객들에게 금품을 강탈

한다. 누군가 항의를 하자 폭력을 휘두르며 칼로 위협하자 아

무도 나서지 않고 강도들에게 순응한다.

그런데 여자 운전수를 위아래로 훑은 음흉한 강도는 그녀를

끌고 내려가 길가 풀섶에서 성폭행을 한다. 버스에는 승객이

제법 많지만 강도가 쥔 칼에 제 몸이 다칠까 방관하고 있다.

가방을 들고 탔던 젊은 남자만이 이들의 극악무도한 행동을

저지하려 나선다. 하지만 힘 없이 얻어맞고 칼에 찔린 채 흙바

닥에 나뒹군다. 강도들은 도망가고 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구경말 할 뿐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

이후 여자는 영혼을 잃어버린 얼굴을 하고 버스로 돌아온다.

운전대에 얼굴을 처박는다. 버스 안 승객들을 한번 둘러보지

만 모두들 하나같이 시선을 떨군다.

그런데 남자가 칼에 찔린 한쪽 다리를 절며 버스에 탑승하려

하자 여자 운전수는 다짜고짜 “당장 내려라” 냅다 소리를 지

른다. "도와주려고 부상까지 당했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는 남

자의 항변에 버스 기사는 그의 짐을 창문 밖으로 내던진다.

그리고 버스는 침묵했던 승객들을 태우고 떠난다. 여기서 반

전이 있다. 왜 버스 기사는 자기를 도와준 남자만 외면하고 서

둘러 떠났을까?

이유는 이내 밝혀진다. 운전수는 나머지 승객들과 함께 차를

절벽 밑으로 몰아 자살한 것이다. 절벽으로 추락한 전원이 사

망했다는 경찰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 남자의 얼굴이 화면에

가득 잡힌다. 그녀는 자신을 구해주려했던 남자만 살려주고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한 승객들과 죽음을 선택한 것이다.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그래서 보는 이에

게 충격을 주고 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강도들에 대한 분노

를 참지 못하겠지만 정작 당신이 그 상황에 처했더라면, 쉽게

나설 수 있었을까?

여자 운전수가 성폭행 당하는 것을 보고도 자신의 안위에 급

급해 가만히 ‘보고만’있던 승객들은 침묵의 살인자가 아닐까.

'침묵'과 '방관'이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를, 위기 속에서 나만

안전하면 된다는 이기심의 추악한 면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

다.

이처럼 <버스44>가 던지는 질문은 최근 세월호 침몰 사태에

서 벌어진 믿기 힘든 참사와 그리 거리가 멀지 않아 보인다.

현재 누리꾼들 사이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영화가 다시 재조명 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 모두 그 버스 안의 승객은 아닌가”

라고 글을 올린 한 누리꾼의 일갈에 잠시 정신이 멍해진다.


  

Untitled Docu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