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라는 TV 프로그램을 가끔 시청한다. 억지로 웃음을 자아내는 유치한 꼭지도 많지만 어떤 꼭지는 재미있어서 혼자 키득거릴 때도 있다. 그중에 하나가 <생활의 발견>이라는 꼭지다. 한 연인이 등장하는데 그들은 늘 식당에서 만난 뒤 이제 그만 헤어지자면서 티격태격한다. 그러다가 그들이든 다른 등장인물이든 돌출행동을 하면 식당 관계자가 나와서 정중하게 한 마디 한다. “고객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별것 아닌 것 같은 말인데 그 말만 들으면 웃음이 절로 난다.
신부들 넷이서 휴가를 떠났다. 마음이 잘 통하는 사람들이라 함께 지내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그런데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돌출행동이나 발언을 할 때마다 “종교인이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는 말을 하면서 <생활의 발견>에서 나온 유행어를 인용한 소위 <종교인 놀이>를 했다. 성무일도를 함께 하기로 하고 기도서를 펼치는데 봉달이는 편해도 너무 편한 복장으로 기도하려 하고 있었다. 그러자 여지없이 그 말이 날라 왔다. “종교인이 이러시면 안 됩니다!” 휴가 중에 여수에서 한 동안 머물렀는데 운전자들이 교통법규를 어기는 일이 다반사였다. 특히 방향지시등은 불법으로 움직일 때만 켜는 것 같았다. 도로교통 여건상 어려운 면도 있겠지만 대한민국 그 어느 도시보다도 심한 것 같았다. 마치 도시 전체가 불법을 용인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운전할 때마다 말이 곱게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말을 할 때마다 또 여지없이 그 말이 날라 왔다. “종교인이 이러시면 안 됩니다!” 아마도 그 말을 최고 많이 들으면서 지낸 사람은 봉달이가 아닐까 싶다. 설령 신앙이 없더라도 말과 행동은 조심히 해야 한다. 하물며 신앙이 있다면 말할 것도 없다.
세상 사람들은 신부나 수녀, 목사나 승려들을 <종교인>으로 분류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사전적인 의미를 봐도 그렇고 적절한 표현도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믿음을 가지고 있고,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다 종교인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믿음을,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혹은 스스로, 일명 그 <종교인 놀이>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부적절한 언어나 행동을 할 때마다 누군가가 나에게 “종교인이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는 말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이 말을 듣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쩌면 우리는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잊은 채 너무나 무디게 지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러분을 부르신 분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모든 행실에서 거룩한 사람이 되십시오.”<1베드 1, 15.>
저도 같은생각을 했습니다. <종교인>이 아닌 <성직자>가 맞는 호칭이 아닐까? 하구요..
지난 주일 신부님의 강론말씀중에 스스로 뉘우침과 함께 깨달음 또한 있었습니다.
반성에 그치지않고 실행에 옮길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좋은 말씀 너무도 감사드립니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건강유의하세요, 신부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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