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이웃에 사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다. 어린 자식 다섯을 두고 부인이 세상을 떠났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여건이 좋지 않아서 어렵게 재혼을 이루었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다가 남자가 죽었다. 재혼으로 들어온 부인은 이 집에 와서 자식은 못 낳았다. 부인은 후처였지만 성심성의껏 온 마음을 다하여 다섯 남매를 잘 키워서 지금은 모두 성혼시켜 잘 살고 있다. 자기가 배 아프게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시집와서 어린것들이 불쌍하여 사랑과 온갖 정을 다하여 키웠으며, 또한 손자 손녀들도 장성하였다. 지금도 늙은 자식들로부터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어머니를 넘어서 “엄마”라고 부르며 효도를 받고 있는 할머니다.
어머니 호칭과 엄마 호칭은 차이가 있다. 어려서는 “엄마”라고 하지만 장성하면 “어머니”라고 호칭을 바꾸는 것이 상례다. 그렇지만 계모인데 늙어서도 모두 엄마라고 호칭하면서 살아오니 그 효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자녀가 부모를 봉양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겠으나 인륜을 다하는 계모이기에 남다른 일로 생각되는 것이다. 부모의 사랑이 자녀를 효자 효녀로 만드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된다.
내가 어려서 시골에 살때 본 일이다. 오리를 키우는데 오리 알 부화는 오리가 하지않고 암탉이 자기 알을 품어서 할 때 계란과 함께 넣어서 부화를 시켰다. 부화한 뒤 어미닭은 새끼오리와 병아리를 함께 데리고 다니며 키웠다. 새끼오리는 병아리와 함께 어미닭을 쫓아다니다가 물가에 가면 물속으로 풍덩 들어가 헤엄치며 다니니 어미닭은 물속에 들어가지 못하고 물가만 빙빙 돌아 다녔다. 새끼오리는 좋아라고 물속에서 노닐지만 어미닭은 어찌하랴? 그래도 어미닭은 새끼(오리)들만 쳐다보면서 물가를 빙빙 돌아다녔다. 어느 정도 클 때까지 이렇게 안타까운 생모가 아닌 양모(養母) 어미닭이었다.
모성을 찬(讚)하고 싶다.
어머니는 우리가 괴로울 때 안전한 피난처요, 즐거워할 때 동감자(同感者)요, 더울 때 냇가의 미풍이요, 추울 때 따스한 품속이다. 그것은 어느 문인이 말했듯이 망아적(忘我的) 애정, 심각(深刻)한 자비(慈悲), 최대한의 동정(同情), 끝이 없는 긴밀한 연민(憐憫),무한정의 사랑, 절대한 관념(觀念)으로, 어머니 가슴에서 나온 우리의 뿌리인 것이다.
엄마의 진통으로부터, 어머니의 사랑으로부터 나와 허식과 구밈없는 순수한 어머니의 사랑과 끈질긴 자식효도가 교감한 생물(生物)이다.
‘인장처럼 나를 당신의 가슴에
인장처럼 나를 당신의 팔에 지니셔요.
사랑은 죽음처럼 강하고
정열은 저승처럼 억센 것
그 열기는 불의 열기
더할 나위 없이 격렬한 불길이랍니다.
큰물도 사랑을 끌 수 없고
강물도 휩쓸어 가지 못한답니다.
누가 사랑을 사려고
계집의 온 재산을 내놓는다 해도
사람들이 그를 경멸할 뿐이랍니다.
2013. 5. 10. 김 진 태 (니콜라오 요셉)
|
|
> 참여마당 > 자유게시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