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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가 땡기는 밤입니다 2012-05-23 22:15:48 
작성자 : 조경아 루시아  조회 913

모처럼 아이들이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뭐하고 놀까 룰루랄라 하면서 남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남편은 지금 직원들이랑 당구를 치고 있답니다.
남편을 사랑하긴 하지만 가끔 참 쓸모가 없습니다.

갑자기 맥주가 땡깁니다.
혼자먹는 맥주는 재미가 없어서
누구랑 마실까하다가 친한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하아....친구가 문자를 씹었습니다.
아무래도 느낌에 데이트 중인것 같습니다.
너랑은 이제 절교야....라고 날려주려다가 그냥 참았습니다.
친구에게도 데이트는 필요하니깐요.

그 다음엔 성당이 생각났습니다.
사무장님이 연수중이시라 사목회장님께서 사무실에 계실 것 같고,
선교 상황실에도 누군가 근무중이실테니
그냥 맥주 몇 캔 들고 곧장 가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때 엄마의 예감은 참 무섭습니다.
막내가 자다가 깰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그냥 집에서 혼자 마시는게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마트에 갔습니다.
'33% 칼로리 down' 맥주가 눈에 들어옵니다.
나를 위해 이런 맥주도 만들어주는 고마운 회사, 너는 어디 회사니??
오비맥주주식회사랍니다. 역시......
오비 흥해라.

기왕 사갈거 잔뜩 사가는게 좋을 것 같아
맥주 5캔, 소주 5병과 안주를 바리바리 싸들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어, 어디서 많이 뵌 형제님이 앞에 보입니다.

형제님께서 어디가? 하십니다.

집에 가는데요.
집이 어딘데?
한아름이요.
한아름 살았어?
네...^^ 형제님은 과일 사갖고 가세요?
어, 딸들한테 점수 따야지^^

참으로 훌륭하고 멋진 아빠십니다.
누구네 아빠하고 정말 비교되네요.

그런데 뭘 그렇게 사갖고 가?
술이요ㅎ
아....남편이랑 오붓하게 마시려고?
아니요. 저 혼자 마시려구요.
남편은 뭐하고?
지금 당구친대요.
남편이 속 썩여?
아하하하하. 아니요 ㅎㅎㅎ 그냥 혼자 궁상 떨려구요.
남편이 속썩이면 일러.
네. 알겠습니다. 들어가세요^^

저는 보았습니다.
형제님 미소 뒤에 가려져 있던 측은한 표정을....
네, 저도 알아요. 저 불쌍한 여자에요.
집으로 돌아오는데 왜 이렇게 챙피할까요?
갑자기 진주의 '난 괜찮아' 라는 노래가 생각이 납니다.

'난 괜찮아 나를 동정하지는 마
아무리 약해 보이고 아무리 어려보여도
난 괜찮아 나는 쓰러지지 않아 난 괜찮아'

그런데 혼자 먹는 맥주가 이렇게 맛있는지 몰랐습니다.
저도 이젠 술꾼 다됐습니다. 누군가를 닮아가나 봅니다.
방금 두번째 맥주캔을 땃습니다.

저는 이제 몇주전에 다운받아놨던
휴머니즘 영화를 한편 보러 가야할 것 같습니다.
가끔은 이런 때 부를 만한 싱글의 술친구를 만들어 놓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교형자매님들 편안한 밤 되세요~^^








조성운(야고보) 2012-05-24 00:02:24  
루시아 자매님!

저는지금은 술과 별로 친하지 않지만
먼~ 예전에는 늘 셋이서 마셨지요.

누라님은 술이라곤 근처에가도 취하는 체질이라서
외로운밤에 술마시고 싶을 때는
달아래 그림자. 오라하고 술잔에비친그림자와. 그리고 나.
셋이서마시곤했지요.
그심정 이해합니다.ㅎㅎ

박경애(안젤라) 2012-05-24 00:11:51  
자매님! 글 읽고 한 참 웃었습니다.
아이가 일찍 자는 날이면 막연히 친구가 그리워지는때가 있더라구요.ㅎㅎ
대화상대가 필요한거죠. 그쵸?ㅎㅎ
저도 지금 혼자 음악틀어놓고 커피마시고 있답니다.
그런데 자매님 글 읽고 보니 레몬카스가 마시고 싶네요ㅋ

나봉균(요셉) 2012-05-24 13:21:24  
어디서 글쟁이 냄새가 솔솔 난다.
한아름 아파트 어딘가에 사는 루시아씨!
글을 참 쉽고 재밌게 쓰는 재주가 있어요.
이번 글도 완전 웃겨요. 자주 써 주세요! 감사x10000

박재훈(비오) 2012-06-18 14:14:54  
자매님, 훌륭하십니다. ㅜ.ㅜ
그런데 축구경기 시청과 맥주는 왜 항상 장소불문,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붙어다니는 걸까요...
유로 2012 때문에 힘들어 죽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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